[해외] 재미골퍼 제임스명-의족달고 다시 그린에 선 '인간승리'
기사입력 2000년 01월 02일 15시 03분
미국 서부지역 최대 일간지인 LA 타임스가 신년호 스포츠섹션 1면에 한 재미 한국인의 감동적인 암 투병기를 실었다.
주인공은 LA 인근 세리토스 고등학교를 다니는 제임스 명군(18).
명군은 지난 83년 부모님을 따라 이민온 1.5세. 11살때 아버지를 따라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다. 다른 주니어 골퍼들과 다를게 없었다. 다만 95년부터 왼쪽 발목에 조그마한 혹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빼놓고는.
97년이 되면서 명군은 무섭게 실력을 발휘, 첫 출전한 지역대회서 3위에 올랐고 전국규모대회서도 9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97년 8월이 되면서 발목의 통증이 심해졌다.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도전했다.
이 대회서 탄생한 스타는 매트 쿠차르라는 조지아텍 대학 1년생. 하지만 그는 2회전서 진통제까지 맞아가며 분투한 제임스 명에게 패배할 뻔 했다.
제임스 명은 98년 3월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6개월간의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나을 기미가 없자 그는 `완전한 치료'를 선택했다. 8월 왼쪽 다리의 무릎 아래를 절단했고, 의족을 부착했다.
9개월 뒤 제임스 명은 골프공을 다시 치기 시작했다. 물론 2년전과 달리 4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던 대학들이 연락을 끊은지 오래다. 그러나 명군은 `암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서 도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언젠가 의족을 착용한 한인 골퍼가 PGA를 정복했다는 소식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