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 종목별로 본 부동산 시장 현황과 전망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5시 10분
◇아파트
아파트시장은 그동안 부동산경기 전체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부동산 종목이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노력과 업체들의 적극적 홍보에 힘입어 신규아파트 청약이 활기를 띄는 등 아파트시장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규 아파트수요에 대해 일부지역에서는 과열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지방 등 열악한 지역의 미분양아파트에서는 가격덤핑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이렇게 볼때 아파트는 이전과는 달리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하반기부터 정부가 주택가격의 30%만 갖고도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MBS 제도를 실시하면 시세차익을 노린 일시적인 투기성 매매는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토지
토지시장은 IMF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동산 종목이다.
부동산 종목 중 환금성이 가장 낮은 종목이 토지였기 때문이다.
토지의 활용가치는 건축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지만 갑자기 몰아닥친 경제난국으로 그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작년말부터 토지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변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토지시장에 `햇볕'이 들고 있다.
내년 총선거에 대비해 공약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그린벨트지역의 규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 첫째 요인이다.
96년말 현재 그린벨트는 전국토의 5.4%(5,397㎢)를 차지하는 면적으로 여기에는 24만5000가구 74만2000명이 살고 있다.
따라서 전체 그린벨트중 30%정도만을 해제한다 해도 대도시 용지의 3분의 1가량(1395㎢)에 해당하는 엄청난 면적이 개발 가능한 토지로 변경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린벨트지역의 땅값은 오르겠지만 상대적으로 그린벨트 인근지역의 토지 값은 떨어질 공산도 크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의 토지시장은 그린벨트규제의 해제 정도에 따라 한번은 크게 요동을 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
수익성 부동산인 상가는 경기침체기에도 각광받는 부동산 종목이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구매력은 남아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MF 이후의 경기침체로 인해 대표적 상권인 종로나 명동, 그리고 대학가 등지에서 엄청난 양의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에 따라 상가로서의 수익은 커녕 현상유지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에 막대한 자본을 가진 대형유통망의 등장으로 상가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권리금없는 상가가 등장하는가 하면 임대후 분양하는 상가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볼때 상가의 경기는 국내 경제상황이 저점을 지나 회복기로 진입할 올해말이나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현재는 실질소득의 감소로 구매력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의 확산으로 일반 소비자를 유치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오피스빌딩
빌딩의 경우는 여기에 세들어 있는 각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중소업체들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어 그 수요가 급격히 위축돼 있다.
대형빌딩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나 강남의 테헤란로 주변의 빌딩에서는 몇년전만 해도 빈 사무실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서울시내에 있는 업무용빌딩의 공실률을 보면 `IMF사태'가 시작된 97년 11월 4.3%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15%로 3배가 넘게 증가했고 분양가나 임대가도 당시에 비해 40%정도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업무용빌딩이나 사무실을 임대하는데 있어 가격상의 거품이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실례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피스빌딩 시장을 해외투자자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부도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빌딩을 경매나 성업공사에서 처분할 때 가장 먼저 입주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 외국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현재의 주식시장에서 투자하는 양상을 관찰할때 이들이 국내 오피스빌딩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한국경제가 완전한 안정기조로 접어드는 내년 중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광영[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