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연극 '요나답'서 복수의 화신 됐어요'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47분



연극배우 정수영이 새 극장에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극단 로뎀이 서울 정동에 위치한 제일화재세실극장 개관기념으로 21일부터 7월 11일까지 공연하는 `요나답'(피터 쉐퍼 작, 원근희 연출)이 그 무대.

권력욕과 성욕 때문에 빚어지는 간계와 음모 그리고 필연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파국을 담은 세계명작.

신에게 선택되지 못한 요나답은 이복 여동생 다말을 사랑하는 다윗의 아들 암논에게 계교를 주어 그녀를 겁탈하게 만든다. 충격을 받은 다말은 친오빠 압살롬에게 복수를 요청하지만 두려워한다.

결국 스스로 복수의 화신이 된 다말은 친오빠 압살롬을 유혹하게 되고…

정수영이 맡은 역은 비극의 중심역할을 하는 여인 다말.

"부잣집 딸 같은 철부지였죠. 순수한 여인이었죠. 그러나 이복오빠에게 겁탈을 당한 후 복수의 화신으로 성격이 바뀌죠. 그 복수심은 비극을 잉태하죠."

정수영은 자신의 치욕을 씻기 위해 친오빠를 유혹하는 광신주의자로 변신, 불처럼 타오르는 복수심을 충격적으로 그려낼 예정.

"스스로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느끼게 되죠. 순수한 여성이 요염을 떨며 간교까지 부려가면서 광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죠. 그 끝은 비극 그 자체입니다."

정수영은 단국대 연극영화과 출신. `신의 아그네스'에서 아그네스역으로 데뷔한 이래 `따라지의 향연' `영월행 일기' `파우스트'등 무게있는 작품에 출연해왔다.

이번 무대에서 신에 항변하기 위해 몸을 던져야하는 `노출신'이 걱정이라는 그녀는, 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작품을 소개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 일 오후 3시,7시30분. (02)736－7600

[박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