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유창혁 9단 ●이희성 2단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47분
제5보(46∼65)＝좌변에 이어 우상귀에서도 백은 똑같은 실전적 수법(붙이고 끊기)을 들고 나왔다. 이런 대목에서 `고수일수록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겠다. 행마란 때론 어떤 틀이 정해져 있기도 하지만 국면과 상황에 따라 가장 실전적이면서 적절한 수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동시에 실력향상이나 발전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백 46도 실전적 행마(미끄럼)다. 모양과 기분에만 얽매인다면 47의 곳에 뛰어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싶은 곳이다. 하지만 다음 흑 `가', 백 `나', 흑 `다'를 떠올린다면 실속도 잃고 우상 백말이 자칫 곤마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백 48, 여전히 실전적 행마(저공비행)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모양에선 가장 상투적이면서 적절한 침투법이다. 흑 49 대응은 최강. 이에 백 50 물러섬은 어쩔 수 없다. 51로 파고 드는 것은 흑 56에 막혀 삶이 불확실하다. 흑 55는 맥점이며 흑 57 때 백 58도 실전적 선택. 59에 잇는 것은 흑 58, 백 `라', 흑 `마'로 역시 실속을 빼앗긴다.
백 60도 실전적 행마(헤딩)다. 모양에 얽매여 65로 뛰는 것은 흑 `바'로 끼운 뒤 백 `사' 때 흑 `마'로 끊기는 수가 발생한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