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별'들의 합동음반 불협화음 까닭은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34분
KBL（한국농구연맹） 소속 프로농구 스타들이 참여하는 합동음반 제작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총 21명이 지난 5일부터 녹음을 시작한 가운데 5명이 참여를 고사하고 있다.
허 재（나래） 이상민（현대） 우지원（대우） 서장훈 현주엽（이상 SK）.
제작사인 이온커뮤니케인즈는 이들이 참여하지 않을땐 음반 판매량에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겠다는 이유는 무얼까.
내성적인 성격탓에 TV 출연도 거부해 온 이상민은 "노래 실력이 형편없다"고 빼고 있다. 우지원과 서장훈이 "（이）상민형이 하면 우리도 나서겠다"고 말해 이상민은 더 곤혹스럽다.
이게 전부일까.
선수들은 KBL이 음반을 제작하는데 너무 팔짱을 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녹음을 끝낸 선수들도 "노래를 부르라는 데 혼자만 안 부를수 있겠느냐"고 볼멘 소리.
멜로디가 담긴 테이프를 받은지 1∼2주만에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노래를 취입했다.
선수들은 교통비조로 50만원을 받은 게 전부.
판매 수익금의 10％가 결식아동돕기 기금에 쓰인다는 설명을 뒤늦게 들은 선수도 있다. 당초 선수들의 출신교에 `농구 꿈나무 기금'으로 전달한다던 25％는 연맹의 `복지기금'으로 귀속된다고 한다.
선수들의 초상권을 쥐고 있는 KBL은 "선수들은 구단이 필요로 하는 행사에 참여할 의무가 있는데다 음반 사업은 구단주 이사회에서 승인한 사항"이라며 각 구단 `윗분'들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선수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어디에도 없었다는 데 있다.
아마추어 시절에나 통할 법한 연맹의 일방적인 일처리에 끌려다니기 싫다는 `자존심'이 선수들의 `비협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