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유흥업소 퇴폐 '남자 접대부' 퇴출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34분
남자 접대부에게 퇴출명령이 떨어진다.
보건복지부는 법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호스트바와 게이바 등 남자 접대부를 고용한 유흥업소의 단속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식품위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 입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식품접객 영업자의 준수사항으로 `남자 종업원으로 하여금 손님과 자리를 함께 해 술을 마시든지 술을 마시는 것을 도와주거나 또는 손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게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행정당국은 처음 적발 때 영업정지 2개월, 2회 적발 때 영업정지 3개월, 3회 적발되면 영업허가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동안 남자 접대부를 고용한 유흥업소들이 서울 이태원과 강남을 시작으로 전국에 걸쳐 은밀하게 영업을 해왔으나,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조항이 없어 단속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호스트바 업주들은 그동안 대학생은 물론 10대 소년들을 고용해 이혼녀,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을 등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다.
호스트바 업주들은 또 이번에 개정된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것처럼 `술 마시는 것을 도와주거나 함께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두둑한 팁을 미끼로 남자 접대부들에게 전라（全裸）를 요구하거나 하룻밤에 30만∼50만원을 받고 여자 손님과의 매춘을 알선하기도 했다.
호스트바 종업원들은 "평소 남자에게 시달리는 여자일수록 （종업원이） 수치심을 느낄 만큼 짓궂은 짓을 한다"며 "남자들이 룸살롱에서 노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퇴폐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호스트바와 남자 접대부가 어느새 우리 사회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아 MBC TV 주말드라마 `장미와 콩나물'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아르바이트 호스트바 종업원으로 등장,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복지부는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대한 관련부처 의견조회 과정에서 법무부가 남자 접대부 처벌조항을 신설할 것을 강력히 요청해 해당조항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다음 달 7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무회의 의결절차를 밟은 뒤 개정법령을 공포,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 남녀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단체들의 반발을 감안해 남자 접대부 처벌근거를 마련하지 못했으나 IMF 이후 산업역군들이 유흥업소로 흘러들어가고 호스트바로 인한 주부들의 가정파괴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뒤늦게나마 법조항을 신설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에서 호스트바와 게이바 업소 등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공표되면 호스트바를 쉽게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