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양선-전파를 타고온 부부사랑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34분
LG@EDS시스템의 영업기획팀 과장 박양선씨(35)는 최근 사내에서 갑자 작이 유명인사가 됐다.
직원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사내 전자사보에 자신의 아내인 김영미씨(31)가 보낸 사랑의 편지가 실렸기 때문이다.
`여보, 사랑해요!'로 시작된 아내의 편지는 남편에 대한 걱정과 이제 세돌된 아들 상준의 얘기 등 평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담은 것이었다.
사무실 동료들은 내심 부러워하며 모두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다.
"조금은 쑥스럽기도 했지만, 요즘들어 와이프와의 관계가 소원해 졌던 터라 솔직한 얘기를 듣고 보니 무척 반가웠어요."
박씨의 아내 편지가 전자사보에 실리게 된 것은 가정의 달을 맞아 회사에서 벌이고 있는 `사랑의 비밀 편지' 행사 때문.
회사측은 사랑이 돈독하기로 소문난 임직원의 애인이나 가족에게 연락해 당사자 몰래 편지를 쓰게 한 뒤 내용을 전자사보에 게시하고 있는 것.
이 사랑의 비밀편지는 지난 10일부터 모두 5건이 게재돼 1000여명의 사원들이 조회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사내커플인 박씨와 아내 김씨 역시 소문난 `잉꼬부부.'
지난 93년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의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 처음 아내를 본 박씨는 주위의 눈을 피해가며 열애를 한 끝에 1년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박씨는 작년말 아내 몰래 주식에 손을 댔다 엄청난 손해를 본뒤, 부부관계마저 한동안 심각한 상태였단다.
박씨는 "전자사보 덕분에 연애 시절의 감정을 되살릴수 있었다"며 "예전처럼 화목한 잉꼬부부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