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금 칸 영화제는 '포르노 논쟁'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34분
"대체 어디까지가 포르노고 어디까지가 에로 영화냐?"
올 칸느 영화제에서는 포르노 논쟁이 한창이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잘 알려진 레오 카락스 감독의 신작 `폴라 X(엑스)'가 이젠 `영화'와 `포르노'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를 모호하게 하고 있기 때문.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제라르 뒤파르듀의 아들 기롬 디파르듀와 카트린느 드뇌브, 러시아 출신의 카테리나 골루베바 등이 주연한 이 영화는 남매간의 근친상간이라는 만만찮은 금기에 도전한다.
게다가 정사장면의 묘사가 압권. 남녀 주인공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은 물론, 배우들이 실제 성행위를 하고 그것이 그대로 화면에 비춰진다.
이제껏 포르노와 에로 영화를 구분하는 암묵적인 기준이 `배우들이 실제 성행위를 하느냐'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미 기준은 깨진 셈이다.
카락스 감독은 "실제 행위 여부는 별로 어려운게 아니다. 그건 카페나 레스토랑 신과 마찬가지다. 그보다는 눈빛과 동작으로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자주인공 디파르듀는 "감독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몸을 위치하게 하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은 아니다"라며 반대의 뜻을 표현하기도.
`실제 정사 장면'은 최근 유럽영화에 등장해온 추세의 하나. 2년전 프랑스에서 논란이 됐던 `예수의 일생'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신작 `파도를 부수고'에는 포르노 배우들이 출연, 적나라한 정사장면을 보여준다.
또 올해 프랑스에서 공개된 여류 감독 카트린느 브렐라의 `로망스'도 포르노 배우가 아닌 일반 배우들이 실제 성행위를 `연기', 평론가들로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류'로 올라온 최초의 포르노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