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오기-열정 그대로 아름다운 꼴찌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11분
`꼴찌가 아름다울때도 있다.'
어느 사회나 일등과 꼴찌가 상존한다. 꼴찌가 없으면 1위 또한 존재이유를 잃는다. 프로스포츠라고 예외일순 없다.
쌍방울은 지난 19일 전주 롯데전서 5대7로 역전패해 7연패, 올시즌 최다연패에 빠졌다.
19일 현재 8승 27패 2무로 승률은 2할2푼9리.
주위에선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악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타구단의 방출선수는 죄다 보유하고, 8개구단 최소선수（42명）, 빡빡한 재정,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지 않다.
다른팀들은 쌍방울에 지는 것은 2패 이상의 충격이라 여기고 에이스를 죄다 투입하고 있다.
올시즌 쌍방울의 가시밭길은 예견됐던 일이다.
이기는 것만 능사일까. 꼴찌를 진정 아름답게 하는 것은 오기와 열정이다.
팬들은 그라운드의 열기를 느끼고 싶어한다.
지더라도 매순간 땀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오늘의 아쉬움이 내일의 희열로 바뀌길 원한다.
전력이 강한 팀이 매경기를 이긴다면 승부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 약체인 팀이 똘똘 뭉쳐 이길때 감동은 살아난다.
쌍방울은 요즘 투타가 완전히 무너졌고, 고비마다 도사리고 있는 잦은 주루사와 실책으로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고의 승부사' 김성근감독마저 돌파구가 없다며 한숨이다.
19일 쌍방울－롯데전이 열린 전주구장엔 올시즌 최소관중（402명）이 입장했다. 홈에서 마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쌍방울의 캐치프레이즈는 `다시뛰자! 쌍방울!'.
새삼 절실하게 가슴을 때리는 말이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