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이차만감독] '벼랑끝 뒤집기 지켜보라'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11분
"우쨌든 간에 부산에서는 뒤집어야 안 되겠능교."
밀려드는 아쉬움 때문에 `수원의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다시피 한 이차만 대우 감독이 20일 새벽같이 일어나 어금니 꽉 문 채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길 수 있었던 결승 1차전.
바닷바람을 쐬는 순간 싹 잊기로 했다.
23일 오후 4시 부산에서 벌어질 2차전을 위해서다.
한데 `이번에는 기필코'하며 마음을 사려먹다가도 선수들을 둘러보면 맥이 탁 풀린다.
안정환, 이장관, 김현수, 조란….
레드카드다, 부상이다 하여 써먹을 만한 재목들이 줄줄이 빠져 있으니.
게다가 스트라이커 권해창과 우성용 마저 1차전서의 발목부상으로 2차전 출전이 어려워 이감독의 한숨은 더욱 길어졌다.
그나마 마니치가 출전정지 2경기의 죄값을 다 치르고 나오게 된 게 천만다행이다.
"해창이든, 조랑말（조란）이든 하나만 건져도 기본적인 틀은 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감독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마니치가 돌아와도 콤비 플레이가 문제다.
최전방에 3명을 둬야 효과적인 공격도 펼칠 수 있고, 더불어 마니치의 역할도 극대화시킬 수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부상중인 정재권밖에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도 이감독은 필승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지금까지 앞마당 부산에서는 삼성에 5승1무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물러설 데도 없는 벼랑승부 아닙니까. 자꾸 신세한탄 해봐야 소용도 없고 하니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서 화끈하게 한 판 붙어보는거죠, 뭐."
이감독의 표정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수원＝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