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화려한 홈런 퍼레이드 누가 말리랴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11분
지구촌 최고의 홈런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삼성 이승엽（23）.
이승엽은 지난 16일 대구 쌍방울전 이후 잠깐 중단했던 몰아치기 홈런포를 사흘만에 재가동, 19일 대전 한화전서 무려 3개를 보태며 꼭 20개를 채웠다.
야구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미국이나 일본의 홈런타자를 압도하는 홈런퍼레이드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최고의 흥행사 이승엽이 몇개의 홈런으로 왕관을 쓰느냐는 것.
이승엽은 이 대목에서 말꼬리를 흐린다.
지난해 두산 우즈와의 홈런경쟁에서 시즌 중반 10개차 이상의 선두자리를 막판에 추월당한 가슴아픈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
지난해 우즈는 42개, 이승엽은 38개.
그러나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홈런타자가 즐비한 메이저리그를 능가하는 홈런이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홈런왕인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가 담장을 넘긴 타구는 페넌트레이스 162경기에서 70개. 경기당 0.432개의 홈런을 때렸다.
한시즌 135경기를 치르는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적은 마쓰이（요미우리）의 34개.
반면 이승엽은 역대 최단경기인 37경기만에 20호를 때려 경기당 0.541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이승엽은 앞으로 남은 95경기에서 약 51개를 추가하며 올시즌 70개 이상의 홈런을 작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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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와 똑같은 경기수라면 홈런은 85개 이상으로 더 늘어난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야구에서 수학공식처럼 똑 떨어지는 정답은 없는 법.
타격감각이 떨어지거나 부상을 하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침묵할 수 있는 게 야구다.
다만 "팬들이 기대하는 이상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이승엽의 속내를 들춰보면 올시즌 50홈런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
이것만으로도 이승엽은 세계의 홈런왕에 오를 수 있다.
[대전＝권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