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현대 김수경은 역시 선발체질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01시 50분
현대 김수경에겐 지난 23일이 시련의 날이었다. 조규제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업한 때문.
김재박감독은 팀내에서 가장 싱싱한 어깨와 대담한 승부근성을 갖춘 김수경을 과감하게 마무리로 투입했지만 결과는 실패.
김수경은 소방수로 등판한 11경기에서 14⅓이닝을 던져 10점을 내줬다.
타선의 도움으로 2승 1패 1세이브의 그럴듯한 성적을 올렸지만 방어율 6.28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그리고 19일 선발 복귀 첫무대. 마무리로 나갈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최고 148㎞의 직구위력은 여전했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예리했다.
9이닝 동안 탈삼진 11개에 4구 2개, 3안타 무실점, 8개구단 통틀어 올시즌 첫 완봉승이다.
이유가 뭘까.
우선 심리적 부담감이 고졸 2년차의 가슴을 짓눌렀다.
김수경은 마무리로 등판하는 동안 매경기 대기해야 하는 중압감에 제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세이브 투수는 짧은 이닝 동안 공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김수경은 단 한번의 실투로 경기를 그르치곤 했다.
여기에 완벽한 컨트롤을 생명으로 하는 마무리를 맡기엔 아직 서툰 구석도 있었다.
김수경은 이날 경기까지 6차례 선발등판에서 방어율 2.49를 마크했다.
기록에서도 김수경은 역시 선발체질이었다.
[ 잠실＝김대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