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암호 다르게 써야 범죄이용 안당해
기사입력 1999년 05월 19일 14시 27분
200자리로 된 암호를 해독하는데 세계 최고 성능의 수퍼 컴퓨터로도 10조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4자리로 된 암호를 푸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불과 수천분의 1초다. 4자리 정도의 암호는 사실 펜티엄Ⅱ 정도의 PC로도 1초면 충분히 풀어낸다.
이는 암호화 논리를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암호화된 문자열을 역으로 추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것이다.
은행통장의 암호는 대개 4자리, 그것도 숫자만으로 되어 있다. 이대로라면 1만번의 조합으로도 알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숫자와 영문자를 조합한다면 경우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숫자가 10가지, 영문자가 대소문자 합쳐 52가지니까 62의 4승, 대략 1500만가지나 된다.
이쯤만 돼도 PC로 계산하려면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8자리라면? 무려 20년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은행통장의 암호나 PC통신의 암호 등을 한가지로 통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손님을 끌기 위한 무료 통신망에도 같은 ID와 암호로 가입한다.
이는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크래커들로 하여금 최대 20년이 걸릴 일을 단숨에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런 사이비 통신망을 개설해 놓고 가입자들의 암호를 이용,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간간이 일어나곤 한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각종 암호를 다른 것으로 사용하고 특히 최대한 숫자와 문자를 섞어 쓰는 것이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김주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