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안숙선 '수궁가' 완창무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8일 14시 32분
국립극장 대극장 앞뜰. 얼굴 가득 인자한 미소를 띤 안숙선 명창은 `도사 맥을 다시 본다'는 등 `수궁가' 한 구절을 열심히 연습하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시간이 너무 없어요. 제자들도 가르쳐야 하고, 크고 작은 무대가 끊이질 않네요. 틈 날때마다 흥얼거리면서 공부를 하고 있죠."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는 명창 안숙선이 22일 `수궁가' 완창 무대를 마련한다. 지난 한해 동안 그 누구보다 많은 무대에 섰지만 단독 무대는 오랜만이다. 더욱이 완창은 2년만의 일.
"토끼는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이죠.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나가자는 소망을 담아 이번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수궁가'는 `춘향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 `적벽가'와 함께 가장 남성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항성(배에서 울려내는 소리)이 두드러지고 소리에 변화가 심하다. 웬만한 공력이 없으면 소화하기 힘든 무대.
"`수궁가'를 처음 배운 건 열두살때에요. 뜻도 모르면서 강동호, 정광수 선생님이 하시는대로 따라 불렀죠."
안명창의 `수궁가' 완창 무대는 86년, 9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안명창은 재치있는 너스레와 다채로운 표정으로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을 멋드러지게 묘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소리에 힘이 있어 `수궁가'에 적역이라는 평.
"공부를 계속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소리는 한순간에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요. 완벽하다기보다는, 좀 더 깊어진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지난번 공연보다는 발림이 자연스럽지 않겠냐"고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안명창은 이번 무대에서 김성권, 김청만 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02)518－7343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