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랑] 5월 오버페이스는 독약
기사입력 1999년 05월 18일 14시 11분
두산 진필중은 지난 9일부터 6경기 연속 구원등판했다.
이 덕분에 팀은 2위로 뛰쳐 올랐지만 두산의 무리한 투수기용은 '잘 나가는 집안의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어차피 승부는 시즌 막판인 8월말부터 시작되는데 벌써 토너먼트대회를 치르듯 게임마다 총력을 쏟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LG 김용수와 구원부분 공동 1위(6승2패 8세이브)인 진필중은 팀이 37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23차례나 마운드에 올랐다.
총 38이닝으로 소방수로서는 보기 드물게 규정투구이닝(37)을 넘어섰다.
삼성과 한화의 마무리 전문인 임창용과 구대성도 마구잡이 등판으로 인해 벌써 규정이닝에 육박하고 있다.
최동원－선동열을 잇는 대형투수로 각광받았던 삼성 김상엽(29)이 한창 전성기를 누려야 할 지난해부터 힘을 못 쓰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89년 김상엽의 데뷔부터 관찰한 바로는 '젊지만 어린' 20세때인 90년 6월5일부터 8경기 연속 구원등판의 국내신기록을 세운게 치명적이다.
그해 12승 18세이브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한해 걸러 잘하고 못하는 널뛰기 성적을 거둔 것은 무리한 등판의 후유증이 아닐런지.
1승, 1승에 목을 매다는 절박한 심정은 덕아웃에 들어가 보지 못하면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올해는 사장들의 담합으로 8개팀중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갈수 있을 정도로 감독들에게는 여유있는 시즌이다.
또 크로스 토너먼트식의 4강제로 인해 1,2위가 같은 조건임으로 굳이 무리해서 선두를 지킬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투수들을 혹사하지 않고 마라톤 풀코스의 35㎞지점인 8월말∼9월초부터 막판 스퍼트를 하는게 영리할 것이다.
초반에 잘 나가다 한여름에 지쳐 쓰러지는 경우를 해마다 봐왔기에 '5월의 오버페이스'는 선두권팀들에게는 독약이 될수 있다.
[김수인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