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김미현 스폰서없는 美LPGA 투어생활
기사입력 1999년 05월 18일 14시 11분
가족과 함께 태평양을 건너간 `슈퍼땅콩' 김미현（22）의 투어 생활은 어떨까.
먼저 미국에 건너간 박세리의 경우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의 후원을 받아 집을 구하고 훈련장을 찾는 등 기본적인 것을 해결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김미현은 그렇지가 못했다.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없고 미국에서 집을 구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한마디로 가족과 함께 대회만 쫓아다니는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것.
지난해 국내무대서 번 상금과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재산을 처분해 미국으로 간 김미현 가족은 교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올랜도의 한 교민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훈련을 했고 그 골프장에 딸린 숙소에서 기거했다.
매니저도 현재는 자원 봉사자나 다름없다.
앤디 강이라는 중년의 LA 교포가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출전했을 때의 인연으로 지금껏 김미현과 함께 하며 그녀의 입과 발이 되고 있지만 수입의 일정분을 챙기는 매니저 본래의 일은 생각지도 못한다.
김미현은 일정한 거처가 없기 때문에 한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대회가 벌어지는 곳으로 이동한다.
먼 곳은 비행기를 타지만 웬만하면 비용이 싸게 드는 미니 밴을 빌려 육로로 이동한다.
숙소도 특급호텔은 꿈도 꾸지 못하고 하룻밤에 40∼50달러 내외하는 모텔이나 인（INN）이 고작.
그나마 대회 개최지에 가면 공짜로 마음껏 훈련할 수 있어 다행이다.
김미현은 칙 필 에이 채리티 챔피언십과 사라 리 클래식서 톱 10에 진입, 그나마 짭짤한 수입을 챙기며 올시즌 1억여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이중 세금을 제하고 출전경비를 빼고 나면 남는 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