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갬블러']남경주- 이정화 사랑게임 열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17분
뮤지컬스타 남경주－이정화가 14년만에 사랑의 파트너로 다시 만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중인 독일뮤지컬 `갬블러'(에릭 울프슨 원작, 한진섭 연출)가 이들의 재결합 무대. 남경주는 카지노의 유혹에 빠져 파멸하는 도박사로, 이정화는 그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쇼걸로 등장해 비장미 가득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다.
"정화는 대학(서울예대) 1년 후배이자 제 권유로 뮤지컬배우가 됐어요. 오랜만에 손을 맞잡게 돼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남경주)
이정화의 데뷔작이었던 85년의 `판타스틱스'가 이들이 연인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던 작품. 그뒤 `가스펠' `42번가' `한강은 흐른다' 등 여러 뮤지컬에 함께 출연하기는 했지만 파트너로 다시 랑데뷰하기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다.
`갬블러'에서 남경주와 이정화가 돋보이는 것은 얼마전 내한한 원작자 에릭 울프슨도 격찬했던 맑고 탁트인 목소리.
결혼과 출산 때문에 1년을 쉬었던 이정화는 `좀더 쉬어야 하는데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를 말끔이 씻으며 한층 우렁찬 목소리로 극장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1막 마지막 곡인 `라임라이트'와 `파러웨이'를 열창할 때면 객석이 숙연해질 정도.
남경주 역시 안정된 연기와 노래솜씨로 `인생은 어차피 도박'이라는 유혹에 빠져 자살로 끝을 맺는 불행한 청년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첫만남에서 사랑을 느끼고, 갈등에 빠졌다가 마침내 연인이 죽는 과정을 짧은 시간안에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정화는 "처음 해보는 `야한' 연기가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딸을 낳은지 6개월 밖에 안돼 아직 붓기가 덜 빠진 몸매(?)를 공개하는 것도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고 후배를 슬쩍 격려해주는 남경주는 "깊이있는 드라마에 클래식한 음악이 어우러져 연기할 맛이 난다"며 활짝 웃는다. 23일까지. (02)5771948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