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99 모스키토'- 10대 들의 깜찍한 쿠데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17분
대학로에 때아닌 모기떼가 극성이다.
학전 블루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록뮤지컬 `99모스키토'(김민기 번안, 연출)가 그 발원지. 모스키토는 모기라는 뜻의 독일어이자 극중 주인공들이 만든 정당 이름이다.
기성세대에 대한 10대의 `깜찍한 쿠데타'를 다룬 이 작품은 우선 발상이 재미있다.
유권자 수에 비례해 지급되는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기성 정당들이 중학생에게까지 참정권을 확대하자 고교 1년생들이 `모스키토당'을 결성한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어른들의 권위에 따끔한 `똥침'을 놓겠다는 뜻.
모스키토당은 곧 엄청난 호응을 얻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되고, 이어 위기를 느낀 어른들의 집요한 방해공작이 시작된다.
내용은 철저하게 가상적이지만 그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현실적. 입시위주의 교육, 학원폭력, 왕따, 이성문제 등 `지금, 여기서' 체감되는 이슈들이 10대들의 언어와 몸짓인 랩과 힙합, 강렬한 록비트에 실려 시종일관 무대를 달군다.
`기성세대＝가해자, 10대＝피해자'라는 공식이 부담스럽지만 새희망을 향한 길찾기로 끝나는 결론은 양자를 편안하게 한다.
방은주 이미옥 서영희 이미은 권형준 등의 연기는 소극장 뮤지컬의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내고 있다. 8월15일까지. (02)7638233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