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임중용 - 월100만원 연습생 '100만불 활약'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09분
`연습생 신화'.
말이야 거창하지만 여간해서는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일반적으로 연습생들은 기량이 처지는 데다 설령 재주가 늘었다고 해도 좀체 기회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데 부산 대우의 한 연습생이 `조용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임중용（24）.
실업팀 한일생명에서 뛰다 올초 연습생으로 들어와 대뜸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꿰찼다.
90분 내내 어찌나 알차게 뛰는 지 이제 대우에서는 그를 제외한 선수구성이 불가능할 정도.
사실 임중용의 축구인생은 작년 11월로 끝났었다.
소속팀 한일생명의 팀해체로 실업자가 됐고, 99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를 신윤기 한일생명 감독이 일으켜세웠다.
올초 대우의 스카우트로 자리를 옮긴 신감독이 그를 불러들였고, 임중용은 숨겨뒀던 재주를 마음껏 펼쳐보이며 안종복 단장과 이차만 감독의 넋을 빼놨다.
정식 계약도 되지 않은 월 100만원짜리 연습생이 연봉 1억원짜리 몫을 해내는 데야 아무 말도 필요없었다.
2군에서 어슬렁거리다 지난달 10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임중용은 그날 이후 내리 6경기째 베스트 멤버로 뛰고 있다.
그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탱크 같은 체력에 슈팅이나 패싱능력도 `홍명보급'이다.
게다가 공이 있는 곳엔 항상 그가 있을 정도로 많이 뛰어다니니 감독으로서도 더 이상 주문할 게 없다.
"연습생 주제에 몸 사리고 어쩌고 할 여유가 있습니까. 그저 목숨 내놓고 뛰는거죠. 지금으로선 정식 계약을 통해 진짜 프로선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
앞으로 대우의 백넘버 38번을 눈여겨 보자.
진짜 잘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가 바로 임중용이다.
[부산＝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