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임은주씨 -'다시 그상황돼도 레드카드'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09분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17일 아침 서울 올림픽공원 헬스센터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어제 연장전까지 12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선수들의 `비행'을 찾느라 녹초가 된 심신을 추스리는 참이었다.
한국 프로축구의 홍일점 국제심판 임은주씨（33）.
그녀는 16일 대우－현대전 후반 12분 `테리우스' 안정환에 주저없이 빨간딱지를 꺼내들고 그라운드에서 내쫓았다.
스코어도 1－2로 지고 있었고 또 현대의 홈게임이라 자칫 원정팀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비난을 받을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임은주씨는 단호했다.
"현대 이길용이 원인제공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안정환은 `보복행위'로 그를 걷어찼어요, FIFA는 보복행위에 대해선 단호합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와도 레드카드를 뽑을 겁니다."
승부는 대우의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대우로선 마니치의 결장에 이어 안정환마저 결승전에 뛸수없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나 답답하다.
임씨는 "안정환이 팀에서 대들보인데다 남은 경기가 최종 결승전이어서 본인은 물론 팀 관계자들 입장에선 한없이 원망스럽겠지만 판정에 예외를 둘 수는 없지않느냐"고 반문했다.
안정환이 달려와 거세게 항의를 할땐 "네가 나가지 않으면 내가 나가겠다고 하니 정환이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스타플레이어가 큰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것은 축구붐 조성에 걸림돌이 되겠지만 그보단 페어플레이가 더 중요하다는게 임씨의 생각이었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