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타점-타율 트리플크라운'신화창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09분
삼성 이승엽（23）이 프로야구 17년동안 딱 한번 밖에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으로 불리는 홈런 타점 타율 등 타격 3관왕.
타격 7개부문 중 최고타자만이 가능한 가장 핵심적인 타이틀로 100년이 넘는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내셔널과 아메리칸리그를 합쳐 14명이 16차례를 실현했을 뿐이다.
그나마 지난 67년 보스턴의 칼 야스트르젬스키가 44홈런, 121타점, 3할2푼6리로 3관왕을 차지한 이후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6명이 10차례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지난 84년 삼성 이만수가 유일하게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다.
당시 이만수는 홈런 23개, 타점 80개, 타율 3할4푼을 기록하며 당대 최고타자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로부터 15년. 코흘리개 시절 이만수를 우상처럼 떠받들며 대구구장을 기웃거렸던 이승엽은 어느덧 신세대 스타로 성장, 대선배와 시공을 초월한 영웅대결을 벌이고 있다.
16일 현재 이승엽은 홈런 17개, 타점 37개로 1위, 타율은 3할7푼4리로 팀동료 김한수에 이어 2위.
사상 두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조건은 두루 갖췄다.
타점과 홈런은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홈런왕을 차지하면 한꺼번에 수확이 가능하지만 관건은 타율. 홈런타자가 꼭 타율이 높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힘에 못지 않게 인치싸움인 타격의 정확성도 뛰어나 수위타자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지난 95년 입단한 이승엽은 첫해 2할8푼5리를 시작으로 96년 3할3리로 타격 8위, 97년 3할2푼9리로 2위, 작년에는 3할6리로 8위에 올랐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기술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승엽의 트리플크라운은 점점 그 윤곽이 잡히고 있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