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우 벤치 '희비쌍곡선'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14시 09분
◇조별리그 결승에 오른 부산 대우 관계자들은 기쁜 가운데서도 연신 한숨을 내쉬더군요.
지난 12일 포항과의 경기서 마니치가 레드카드를 받아 2경기 출전정지를 당한 데다 16일 울산 현대와의 준결승선 팀의 대들보인 `테리우스' 안정환이 또 다시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마니치는 수원 삼성과의 결승 1차전을, 안정환은 결승 2경기 다 못 뛰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대우 관계자들은 이들 둘에게 주어진 레드카드가 너무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더군요.
마니치는 관중이 던진 라이터를 관중석으로 되던지다가 퇴장당했고, 안정환은 프리킥 순간 볼을 건드리며 약을 올린 현대 이길용의 발을 걷어찼다가 주심 임은주씨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는데 정작 이길용에게는 아무 조치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삼성선수들은 16일 일화를 꺾고 결승에 오른 뒤 한결같이 "무엇보다 김 호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키게돼 기쁘다"고 소감을 털어놨습니다.
삼성선수들은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아침 숙소에서 김 호감독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뒤 "일화전서 꼭 승리해 감독 선생님에게 값진 스승의 날 선물을 안겨드리겠다"고 약속했던 것이지요.
주장인 신홍기는 "일화전서 이상하게 경기가 안풀려 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면서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7분 데니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골을 얻는 순간 감격에 겨워 목이 메었다"고 말했습니다.
◇`앙팡 테리블' 고종수가 수원 동성여중 학보사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답니다.
16명의 동성여중 학보사기자들은 지난 14일 저녁 수원의 삼성 선수단 숙소를 방문, 고종수와 박건하 이운재 이기형 서정원과 집단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런데 학보사의 한 기자가 "삼성선수 중에서 제일 잠을 많이 자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자 박건하가 "고종수"라고 답해 고종수를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또 다른 기자가 "제일 안씻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운재와 이기형 등 참석자들이 일제히 고종수를 응시, 주인공이 고종수임을 간접적으로 지목한 것이지요.
여학생들 앞에서 난처해진 고종수는 "축구선수들은 땀을 많이 흘려 훈련후 하루에 최소한 두번씩은 씻어야 하는데 형들이 나를 놀리느라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말한 뒤 "다음부터 인터뷰를 할 때는 정용훈 또래의 후배들을 데리고 나와야겠다"며 푸념을 했습니다.
◇울산서포터스 `처용전사'가 현대그룹에서 발행하는 사보에 자신들의 사진이 도용돼 실렸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사보인 `현대'지 5월호에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우리들의 함성'이란 제목으로 현대중공업 응원단인 `토네이도'를 소개하는 글이 2페이지에 걸쳐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 함께 게재된 3장의 사진 중에는 엉뚱하게도 `토네이도'가 아닌 `처용전사'의 서포팅 장면이 한컷 있는 것이지요.
`처용전사' 측은 "구단이 서포터스 명칭을 제멋대로 바꾸는 등 횡포를 부리더니 이젠 회원이 많은 `처용전사'의 사진을 악용해 `토네이도'의 세를 과시하는 것 아니냐"면서 강력히 항의하고 있습니다.
처용전사 박준식 회장은 "실수로 게재했는지, 고의로 게재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상당히 실망스러워 했습니다.
현대축구단측은 "고의성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무언가 착오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튀는 GK' 김병지의 아들 태백군(1)이 난생 처음으로 아빠의 경기를 보러나왔습니다.
지난 2일 백일을 맞았던 태백군은 16일 오후 99조별리그 울산 현대－부산 대우전이 벌어진 울산공설운동장의 본부석에서 유모차에 앉아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김병지의 부인 김수연씨(26)를 알아본 관중들은 유모차에 다가와 태백군이 유난히 머리카락이 긴 것을 보고 "머리카락까지 아빠를 닮았다"면서 "꽁지머리로 멋을 내 보라"고 말해 주위를 웃겼습니다.
◇허정무 올림픽팀 감독은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가슴 뿌듯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전 훈련에 앞서 선수들로부터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넥타이를 선물받은데 이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제자들로부터 감사의 전화를 받느라 하루종일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전남의 김도근과 노상래 등 국내의 제자들은 물론 J리그에서 뛰고 있는 홍명보(가시와 레이솔)까지 국제전화를 걸어 왔답니다.
웬만해서는 감정표현을 안 하는 허감독이지만 이날 만큼은 기분이 달랐던 지 "공이나 잘 찰 일이지 전화는 뭐 할려고 이렇게들 해대는 지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대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