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지키기 작전'치중하던 일화 경기 그르쳐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02시 10분
플레이오프전 다운 멋진 경기였다.
`삼성축구'의 저력이 나타난 한판이었다.
지난해 세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일화는 전력상 열세를 인정하고 철저하게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에 의존하는 플레이로 의외로 쉽게 선취골을 얻고 추가골까지 터뜨렸지만 뒷심이 부족해 다잡았던 결승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120분 경기동안 일화는 예상을 뒤엎고 선전했다.
삼성은 지나칠 정도로 중앙돌파를 고집, 선제골－추가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삼성은 세르게이（1m88）－황연석（1m92） 두 꺾다리 투톱을 막느라 진땀을 뺐고 엎친데덮친격으로 중앙에서 압박수비가 되지않아 번번이 일화의 침투를 허용했다.
그러나 일화 투톱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하는 기술이 미흡했다.
고종수－서정원－샤샤로 이어지는 삼성 공격진은 역시 국내 최고 공격진이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재치로 일화 수비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며 패배 직전 PK를 얻어내는 재치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후반 3분 추가골을 낚은 일하는 너무 일찍 `지키기 작전'으로 회귀, 일방적인 공격을 자초했다.
막판 미첼의 PK 허용은 차경복 감독에게 두고두고 한이 될 것이다.
골프가 장갑을 벗어봐야 승자를 알 수 있듯이 축구도 주심의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는 조금도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걸 재확인시켜 주었다.
[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겸 축구협회 기술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