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권해창] 데뷔5년만에 결승 견인 마수걸이 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7일 02시 10분
부산 대우의 권해창（27）이 프로 데뷔 5년만에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16일 울산 현대와의 99프로축구 조별리그 준결승서 후반 37분 천금의 동점골（2대2）을 터뜨려 팀의 결승진출을 견인, 하루 아침에 팀의 `보배'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골은 그의 프로무대 데뷔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사실 권해창은 아주대 재학시절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각광을 받았던 재간꾼이었다.
볼 다루는 솜씨가 탁월한 데다 폭발적인 스피드까지 갖춰 프로무대에 큰 흔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오랜 슬럼프에 허덕였고, 97년엔 오른발목 부상까지 겹쳐 그라운드를 떠나다시피했다.
간신히 복귀한 98년엔 오른쪽 허벅다리 서혜인대（사타구니 인대）를 다쳐 수술대에 오르면서 또다시 1년을 허송.
이래저래 흐느적거리면서 그가 남긴 기록은 달랑 어시스트 1개.
지난 96년 대구에서 벌어진 천안 일화와의 경기（3대1 승）서였다.
"도대체 왜 이다지도 안 될까 낙담만 하다가 다부지게 한 번 뛰어보자고 마음먹고 최선을 다했더니 기회가 오네요."
끝없는 불운으로 기대주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권해창.
축구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가냘픈 1m70, 60㎏의 체격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주위에서는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5년의 산고 끝에 `마수걸이'를 한 권해창이 앞으로 무섭게 변해갈 것이라고.
[ 울산＝최재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