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구성진 목청가락 작부연기 '실감나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6일 15시 41분


연기경력, 여고생 역만 세 번.

네번째 연기, 싸구려 술집 작부.

"작부는 한번쯤 꼭 해보고싶은 역이었죠. 그런데 이렇게 일찍 어린 나이에 기회가 왔군요. 어쩔까 망설이다 `에라 모르겠다 한번 해보자'고 달려들었지요."

SBS TV 드라마 `은실이'에 얼마전 천연덕스럽게 생긴 술집 작부가 하나 등장했다. 은실이의 생모 김원희가 문을 연 삼거리집의 작부 춘자다.

탤런트 김민정(20).

지난 97년 KBS 2TV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서 캬바레 가수 양금석의 딸 수진으로 출연했던 얼굴이다.

그때 지지리 공부 못하고 푼수데기 여고생을 역을 선보인 뒤로 영화 `여고괴담'과 `짱'에 역시 여고생 역으로 잠깐씩 얼굴을 내밀었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츤아안 사암거리~ 으으으응~."

요즘 삼거리집에서 들려오는 춘자의 목청과 젓가락 장단이 여간 아니다. 국악예고를 거쳐 한양대 국악과 2학년에 재학중인 이력 덕분이다. 가야금병창이 전공, 판소리가 부전공.

국악가족 출신이다.

아버지 용기씨(59)는 아쟁과 대금, 어머니 정영자씨(53)는 장고, 언니 은정씨(22)는 중앙대 한국음악과 3학년 재학중이다.

"처음엔 목소리가 앳되다는 이유로 선배들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자꾸 춘자 역에 빠져보려 노력했더니 요즘은 이따금 칭찬도 듣습니다."

멜로드라마는 별로 맘에 안내킨단다.

"이 얼굴, 이 몸매로 나서봐야 웃기죠. 대신 튀는 조연을 열심히 하렵니다."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