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성년이 되면 변하는 것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6일 15시 41분
개똥이, 쇠똥이, 도야지… 등의 유치한 아명(兒名)을 버리고 제대로 된 이름인 자(字)를 갖는다. 대부가 관을 씌워 주고 그날부터 반품삯였던 50% 임금이 100%로 인상된다.
그러나 선물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군대의 유격훈련만큼 힘든 체력 테스트도 있었다.
일부러 가혹한 시련을 줘서 그걸 이겨 내야만 비로소 인정을 해줬다. 등짝에 바늘을 꿰고 줄을 걸어 통나무를 끌게 한다거나, 서울 백운대 정상에는 뜀바위가 있는 바, 그 아슬아슬한 틈을 고함소리와 함께 무사히 뛰어 넘어야 했단다.
나이 스물에 이르면 해 주던 전통적 성년의식 얘기였다.
5월 17일은 성년의 날. 이제 아무 것도 거침없이 할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는 갓 어른된 아해들이 많을 터, 후배들이여! 성년이 다 좋기만 하는 건 아니란다.
권리보다는 의무가 더 많아지고 짊어질 것이 많아지니 몸도 차츰 무거워진단다. 너희들이 어떻게 변하는 줄 아니?
1. `핑클'같은 여자애들을 사귀고 싶다가 이제 `핑클'같은 여자애들을 낳고 싶어진단다.
2. 버스나 전철에서 예쁜 여자 옆자리에 가서 서구 싶었지? 이제 곧 내릴 것같은 사람 곁에 가서 서게 된단다.
3. 노래방에 가면 내 노래가 뒤쪽 신곡란에 있어서 찾기 쉬웠는데 이제 곧 가,나,다,라… 찾느라 손가락이 아프단다.
4. 꿈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 잠 잘 때 말고는 꿈도 꾸지 못한단다.
5. 아이를 보면 무작정 예뻤는데, 나 닮은 애 나올까 걱정이 든단다.
6. 학교 수업을 땡땡이 치는 재미가 좋았지? 이제 문화센터의 무료특강에도 기를 쓰고 가고 싶어진단다.
7. 그저 둘이 사랑하면 결혼하는 줄 알았지? 모든 주위 배경을 좋아해야 결혼하게 될 걸!
8. 여자나 남자나 상대를 보면 얼굴의 생김생김을 봤었지? 이제 슬그머니 시선이 아래(?)로 간단다. 성년의 즐거움이나 2세를 위해 중요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