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나이트 클럽 여자손님 강제부킹
기사입력 1999년 05월 16일 15시 41분
지난 15일 밤 11시. 서울 강남에 있는 R호텔 나이트클럽.
`한○규'라는 명찰을 단 웨이터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의 손목을 잡은 채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싫다는데 왜 이래요?".
"놓치기 아까운 킹카가 기다리고 있다니까요".
여자 손님은 "강제로 이러면 되느냐"고 펄쩍 뛰었고, 부킹 건수를 올리려는 웨이터는 "분위기 파악도 모르고 여기를 왔느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쳐댔다.
최근 나이트클럽을 찾는 여자 손님들이 웨이터들로부터 `수난'을 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웨이터들이 여자 손님들을 상대로 무차별 부킹 공세를 펼치기 때문이다.
친구 두세명씩 여자들 `끼리'만 놀러온 경우 한시간에 10여차례 이상 `잘 나가는' 웨이터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아야 한다.
서울 강북의 H호텔 나이트클럽에선 이런 일도 벌어졌다.
여자 친구와 함께 춤추러왔다는 A씨（24）는 "화장실에 잠시 갔다왔더니 여자 친구가 웨이터에게 납치（?）를 당해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고 흥분했다.
웨이터들의 이같은 극성은 남자 손님들이 부킹 확률을 나이트클럽 선택의 척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웨이터들은 거리에다 `부킹 아니면 죽음을 달라', `불타는 부킹' 등의 선전 포스터를 붙여가며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웨이터들은 인기있는 여자손님에겐 `공짜'로 놀러 오라며 선심까지 쓴다. 그러나 `퀸'으로 우대받는 이 여성은 호스티스처럼 쉴새없이 남자손님들의 테이블을 옮겨다녀야 한다.
나이트클럽 단골 손님 중에는 `애프터'를 은근히 기대하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스트레스나 풀려고 여자 손님들은 웨이터들의 짖꿎은 부킹 강요에 엉뚱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억지로 웨이터에게 끌려 다니는 것도 피곤하지만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다보면 술에 취해 사고를 당하기 싶다.
실제로 얼마전 서울 강남의 어느 나이트클럽에선 부킹 자리에서 마신 술에 취한 여자 손님이 웨이터에게 강간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회사원 문모양（25）은 "이 자리 저 자리 끌려다니다보면 팁받고 술마셔주는 호스티스가 된 기분이들어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기동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