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첩 리철진' 첫날 2만8천여 관객 홍수
기사입력 1999년 05월 16일 15시 41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매트릭스'와 같은 날（15일） 개봉된 한국영화 `간첩 리철진'이 기대이상으로 선전, 영화계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간첩 리철진'은 서울 19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15일 하루동안 2만8천여명의 관객을 동원, 철저하게 `매트릭스'에 압도될 것으로 전망했던 극장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매트릭스'는 예상대로 서울의 30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간첩 리철진'은 남파간첩의 일주일간 남조선 생활을 위트와 유머로 담아낸 휴먼코미디영화로 신예 장진 감독의 독특하면서도 깔끔한 코미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하모니 등이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
그러나 `매트릭스'가 워낙 `센' 영화여서 `매트릭스'를 제외한 영화들의 상영극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더군다나 `간첩 리철진'은 같은 날 개봉돼 "영화팬의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는 극장관계자들의 추측을 낳았던 것.
15일 오후 `간첩 리철진'의 주상영관인 피카디리극장 앞 광장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받쳐든 관객들로 성황을 이뤘으며, 이를 지켜본 영화인들은 "이른바 톱스타를 주연으로 한 스타시스템영화가 아닌데도 관객들이 이렇게 영화를 `알고' 극장으로 찾아와주는 걸 보니 감격스럽다"면서 잔뜩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영화를 보고나오는 관객들도 "모처럼 맘껏 웃는 코미디영화를 봤다"거나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다"면서 흡족한 반응을 나타냈다.
`간첩 리철진'의 제작지원을 맡았던 강우석 감독은 "관객 동원상황이나 관객의 반응을 볼 때, 50만명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