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이해와 화합이 꽃피는 경마장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5시 22분
경마계에 칭찬 릴레이가 벌어졌다.
경마 파업을 유보한 마필관리사 노동조합에 대해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파업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쳤으나 D데이를 이틀 앞두고 가진 노사협상에서 파업에 따른 혼란을 우려, 파업을 무기한 유보키로 합의한 것이다.
노조의 용단은 파업할 경우 경마팬들의 원성을 사는 것은 물론 예상업계, 식당, 매점 등 경마에 딸린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에 타격을 주고 경마장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학비 벌이에 지장을 준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파업유보 합의에서 상황이 끝나는게 아니었다. 조합원 총회에서 대다수가 거세게 반발했던 것.
노조집행부는 이에 따라 연일 대의원 총회를 소집, 대위원들부터 설득작업을 펼쳤다.
"파업은 경마를 후퇴시키는 일이다.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집행부를 믿어달라"고 호소, 지난 12일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냈고 대의원들이 나서 조합원 설득작업을 벌임으로써 파업의 불씨가 거의 꺼진 상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마필관리사 노조 집행부의 마라톤 설득작전은 경마계에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노조 사무실엔 경마 관련업계로부터 칭찬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노조의 용단에 마사회도 감격, "마사회가 마필관리사에 대해 기능직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기로 약속해놓고 올들어 임금 20％를 삭감하면서 기능직보다 낮은 대우를 책정했다"는 노조의 주장을 검토,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해결해주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늘 냉혹한 승부가 벌어지는 경마장에 이처럼 이해와 화합이 꽃피고 있는 것은 춘투가 한창인 노동계의 귀감이 되는 것은 물론 경마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는 매우 고무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경마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