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첫 여자 기수후보생 5명 입소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5시 22분
요즘 서울경마공원 뒷편에선 망치질 소리가 분주하다.
진원지는 기수협회 숙소관.
숙소관은 이미 올초 완공돼 잘 쓰이고 있지만, 경마 사상 최초의 `성역'(性域)이 문제.
`금녀(禁女)지대'였던 이곳에 거꾸로 `남성금지구역'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보름후면 혈기왕성한 25명의 제20기 기수후보생이 이곳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중 5명이 최초의 여성 기수후보생.
따라서 2년간 군대식 생활을 하게 될 이들을 따로 떼어놓는 이른바 `금긋기` 작업이 필수적이다.
여성 기수의 잠자리는 숙소관 3층 남쪽에 방 두개를 따로 마련했다.
외부의 `적'들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쩌면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울지 모르는 법.
숙소 3층 복도엔 남녀 후보생을 갈라놓는 특별 칸막이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출입자 감시를 위한 몰래 카메라(CC-TV)도 설치했다.
여성 전용 화장실과 샤워장, 전용 휴게실 등으로 숨어들어가는 `적'을 조기 퇴치하는 장치이다.
기수 교육을 맡고 있는 이용우 팀장은 "아내에게 자문을 구하면서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 잔 신경이 많이 간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전부 남자인 기수교육자를 가장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속옷 등 여성 용품을 사서 지급하는 일이다.
결국 여성 사감을 고용해 해결키로 했다.
물론 남성금지구역이 생긴들 교육은 `전과동'이다.
5명의 여성 후보 역시 2년간 프로의 지옥훈련을 남자와 똑같이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