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이젠 스크린 에서 인정받고 싶어요'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5시 22분
김희선만큼 바쁜 사람이 또 있을까.
영화 방송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전천후 요격기'로 허구헌날 `비행 스케줄'이 잡혀 있으니. 곁에서 김희선을 지켜보는 시선도 쉴 날이 없다.
하기는 김희선만한 여배우를 또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예쁘지, 섹시하지, 또 어떤 때는 청순가련하지, 써먹을 데가 너무나 많다. 영화면 영화, 방송이면 방송, CF면 CF. 바쁠 법도 하다.
김희선 스스로도 자신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는 걸 아는 모양이다. 눈빛은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친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미소는 또 어떤가.
그러나 김희선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욕심을 부린다. 스크린 정상 등극이 그것.
`패자부활전'에서의 아쉬움을 `자귀모'（이광훈감독_시네마서비스 제작）로 달래고, `카라'（송해성감독_CK픽쳐스 제작）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야심이다.
두 영화 모두 상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 `자귀모'는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이라는 제명처럼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판타지 로맨스이고, `카라'는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눈물겨운 러브스토리를 펼치는 멜로영화다.
`자귀모'는 7개월여의 촬영을 이제 막 끝냈다. 컴퓨터그래픽 등 특수효과가 많아 촬영에 여간 애를 먹지 않았으나 `그 바쁜 스케줄'을 쪼개가며 어렵게어렵게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숨돌릴 틈이 생겼냐 하면 그건 아니다. `카라'의 막바지 촬영 스케줄이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사랑의 의미를 알 나이잖아요. 예쁘고 인기있는 스타로 평가받기 보다는 사랑의 아픔과 기쁨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자귀모'와 `카라'가 둘다 성숙한 여인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지요."
아닌게 아니라 김희선은 참 끈질기게도 염문을 뿌리고 다닌다. 홍콩스타 여명과 데이트한다더라, 젝스키스와 압구정동 레스토랑에서 다정하게 식사하더라 등등.
그러나 김희선은 개의치 않는다. 언제나 당당하다. 사랑은 술과 같다는 생각에서다. 익을수록 그윽한.
`자귀모'와 `카라'에 승부를 거는 것도 이때문이다. 진정 아름다운 사랑의 색깔을, 두 영화를 통해 채색하고 싶은 까닭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