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필] 가슴졸인 4승 '나는 외로운 승부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4시 31분
두산 타선은 언제부터인지 이경필(25)을 그다지 도와주지 않는다.
그가 던진 최근 5경기서 평균 7안타.
13일 현재 33경기를 치르는 동안 14차례 두자리수 안타를 때려 5경기서 3번은 터졌던 타선이 이경필만 나오면 번번이 한자리수 빈타였다.
타선이 유난스레 조용했지만 두산은 그 5경기서 4번을 웃었다.
상대보다 더 잘 던진 투수, 이경필이 있었으니까.
지난달 21일 잠실 해태전서 이경필이 8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동안 잠잠했던 타선은 그가 내려간뒤 1점을 뽑아 1대0으로 이겼다.
닷새뒤 롯데전서는 초반 잔뜩 애를 먹이다 7회에야 쐐기점을 냈고, 지난 1일 한화전 역시 0－0으로 버틴후 5회에 결승점을 얻었다.
지난 13일 일주일만에 등판한 잠실 쌍방울전서도 이경필은 막판까지 가슴을 펴지 못했다.
3－2의 조마조마한 리드, 9회초 마무리 진필중이 2사 1,2루에 몰렸지만 폭투때 홈인하는 주자를 포수 김태형이 잡아내 구사일생, 힘들게 4승째를 낚았다.
박명환이 빠진 두산 선발 마운드의 에이스 몫을 착실하게 해내는 이경필이다.
이경필은 시속 145㎞대의 빠른볼을 던질수 있지만 그런 빠른볼이 많이 나오면 컨디션이 좋지않은 날이다.
능란한 코너워크와 다양한 변화구, 능글맞은 두뇌피칭이 돋보이는 날이 잘풀린 경기다.
팽팽한 긴장속에서도 여유있고 편안하게 던지는 승부사다.
"나중에 꼭 제가 힘들때 확실하게 도와줘야한다고 타자들한테 못박고 있습니다."
능청스럽게 웃는 모습이 아직은 `혼자서 해결할' 힘이 있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