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워싱턴 레드 스킨스-팀 문패 바꾸나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4시 30분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결국 팀명칭을 바꿀 것인가.
`레드스킨（Redskin）'이라는 단어를 놓고 67년 전통의 NFL（미국프로풋볼） 명문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비영리 인디언 권익보호 조직 `모닝스타'를 운영하고 있는 수잔 하르조씨（54）가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프로풋볼팀은 `레드스킨'에 네이티브 인디언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았다고 하고, 하르조씨는 `레드스킨'은 인디언을 경멸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45년 오클라호마 서부의 한 인디언 마을에서 태어난 하르조씨는 6명의 다른 인디언들과 함께 연방 트레이드마크 보호기관에 이 프로풋볼팀이 레드스킨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코흘리개 시절 백인 남자 어린이에게 `레드스킨'이라는 `욕'을 들으며 맞은 기억이 있다"는 하르조씨는 "50년이 넘게 이 말을 잊고 살다 어느날 미네아폴리스의 한 변호사로부터 란함 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바위를 향해 달걀을 던질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란함 법은 46년 국회에서 통과된 것으로 `인디언을 경멸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명칭의 사용을 금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하르조씨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특허청의 심판 7명 전원이 지난달 언어학자와 역사가들의 증언을 빌어 하르조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프로풋볼팀의 기세도 만만찮다.
전속 변호사 존 레이너씨는 다음달 2일까지 항소할 뜻을 비쳤고 "항소에서 진다고 해도 명칭을 바꾸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는 게 레이너씨의 주장이다.
이쯤되자 `USA투데이'를 비롯, 미국 언론들도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들의 결론은 레드스킨 논쟁이 금세기 안에 끝을 보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