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물에젖은 한화 TNT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한화의 최근 경기는 참 빨리 끝난다.
보통 3시간 반을 넘기던 지난 4월과는 달리 이번달에 들어서는 3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원인은 간단하다.
한때 팀방어율이 6점대이던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는 반면 방망이는 깊은 침묵에 빠진 탓이다. 점수를 적게주고 적게 뽑으니 시간이 길어질 까닭이 없다.
마운드가 높아진 건 반가우나 타격슬럼프는 분명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 4월 팀타율과 홈런에서 선두를 달리던 한화의 화력이 왜 이렇게 시들해졌을까.
현대와의 지난 12일 경기가 그 이유를 분명히 말해준다.
한화가 9회까지 선두타자를 내보낸 횟수는 3번.
이때마다 병살타나 후속타자들의 삼진으로 번번이 득점기회를 놓쳤다.
타자들은 팀배팅보다 홈런으로 모든 것을 끝내려는 듯, 생각없는 스윙을 계속 해댔다.
베이스러닝은 더 가관이다.
8회초 1사 1,2루에서 4번 로마이어의 좌전안타성 타구에 2루주자 백재호가 머뭇거리다 3루에서 아웃, 선취점 찬스를 날려버렸다.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전혀 모르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7경기에서 평균 5.4안타에 1.6득점의 빈약한 공격력은 다 이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벤치도 부진의 한 요인이다.
아직도 갈길은 멀다.
이제라도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들과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고쳐주려는 벤치의 노력이 함께 하는 한화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