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두산 강혁 '살맛 납니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선수가 야구보다 팬관리에 더 열을 올린다면 꼴불견?
그러나 그가 두산 강 혁（25）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어차피 그라운드서는 뛰지 못하는 요즘, 구장밖에서 `프로의 임무'에 충실한 것도 보람있는 일이다.
강 혁이 든든한 새 후원자를 만들었다.
오는 15일 서울 방학동 초원뷔페 웨딩홀에서 하나뿐인 형（강승준씨．31）과 웨딩마치를 울리는 예비형수 김진영씨（29）.
지난 겨울 강 혁은 두산과의 계약금 줄다리기 만큼이나 노총각 형님의 애인 구하기 걱정이 심했다.
"나보다 훨씬 멋있다"고 자랑했던 형님은 올해초 한 소개팅 자리서 드디어 한눈에 꼭 드는 신부감을 만났는데 우연찮게도 열렬한 야구팬.
당연히 강승준씨가 자신만만하게 꺼내든 `필승카드'는 아마 최고타자 출신인 동생의 두글자 이름이었다.
김진영씨는 선뜻 믿지 않았다. `이 남자가 호감을 사려고 별 싱거운 농담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야구사랑으로 통하기 시작한 두 사람의 애정전선은 쾌청했다.
신랑감의 집에 첫인사를 갔던 날, 김진영씨는 진짜 강 혁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농담이 아니었어요?"
커플은 만난지 5개월만에 스피드 결혼에 성공했다.
강 혁은 자신의 존재가 형님의 탈총각에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고 으스댄다.
골수 LG팬이던 김진영씨는 예비 시동생의 모습을 보자마자 두산팬으로 변절했다.
후반기에 그토록 소망했던 프로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강 혁은 "이미 후원회장은 준비됐다"고 싱글벙글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