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딴청피우는 싱글턴위해 '사절단' 급파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외모도 성격도 맘에 쏙 드는 여자와 잘 되고 있었다.
헌데 그녀가 이제부턴 좋은 친구로만 지내고 싶단다.
이쯤 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집앞에 찾아가 담판을 지어야 직성이 풀리는게 남자의 심리.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가 꼭 그 짝이다.
삼성 김동광 감독과 김현준 코치, 이성훈 사무국장이 12일 오후 미국 LA행 비행기를 탔다.
어찌어찌 수소문해 구한 비행기표를 들고 급히 떠난 길.
최근 이사를 해 "짐 정리부터 집수리까지 할 일이 태산같다"던 김동광 감독도 만사 제쳐두고 태평양을 건넜다.
이게 다 `좋은 친구'로만 지내고 싶다는 버넬 싱글턴을 붙들어 놓기 위해서다.
지난달 8일 출국때만 해도 "올가을에 만나자"던 싱글턴이 최근 전화통화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겠다"고 딴청을 피웠기 때문.
세시즌만에 처음 건진 제대로 된 외국인선수 싱글턴이 미온적으로 나오자 신임 정형웅 단장이 "뭘 기다리느냐. 당장 미국으로 가서 만나보라"고 다그쳤고 `삼성 사절단'은 급히 짐을 꾸려야 했다.
집까지 찾아온 의리를 봐서라도 딴 마음을 품지 못할거라는게 삼성의 생각.
거기다 동료 용병인 이슈아 벤자민의 재계약도 싱글턴에게 `자문'을 구한 뒤 결정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선수선발권'까지 주는 셈.
이렇게 되자 "선수의 기를 너무 살려주는게 아니냐"는 염려도 나오지만 다급해진 삼성으로서는 이것저것 잴 여유가 없어 보인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