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한국씨름 홈페이지 만들자'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요즘 일본 열도는 스모의 열기로 뜨겁다.
지난 9일부터 도쿄서 막을 올린 나츠바쇼（夏場所）가 바로 그 무대로 천하장사격인 요코즈나（橫網） 다카노하나가 불참했지만 그의 형인 또다른 요코즈나 와카노하나와 아케보노, 오제키 무사시마루 등이 동－서로 나뉘어 접전을 펼치고 있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주말표는 일찌감치 바닥났고 평일표도 몇장 안 남았다.
한국도 지역장사 대회（삼척．21∼23일）를 앞두고 신생 씨름단이 2개나 창단돼 단체전 구색이 갖춰진데다 일반인 번외경기도 도입돼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그러나 표를 예약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쌍둥이처럼 닮은 두 스포츠가 한국과 일본서 이처럼 상반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뭘까.
"스타가 없다." "지역 도장제를 도입해야 한다." "연봉제 대신 우승상금제를 실시해야 한다." "국기화해야 한다." "초중고 체육 교과목에 씨름을 포함시켜야 한다."
씨름인들은 수많은 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당장 인터넷만 뒤져봐도 한가지 원인은 나온다.
`야후 코리아'에서 `씨름'을 찾아 봤다. 폐쇄된 사이트까지 합쳐도 5개가 안 된다. 물론 한국씨름연맹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없었다.
`야후 저팬'으로 가 `스모'를 때렸다. 무려 169개.
그곳엔 일본스모협회 홈페이지가 한켠을 차지했다. 대회도 안내하고, 표도 팔고, 경기결과도 알리고, 선수도 소개하고, 역대기록도 정리하고, 독자의견도 묻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홈페이지는 전화나 마찬가지.
씨름인과 씨름팬 간에 `통화'가 안되는데 어떻게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접속량이 많다는 일본스모협회 홈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우리 씨름의 현주소가 피부에 와 닿아 괜히 슬퍼진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