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타악그룹 '푸리' 해외 공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공스튜디오. 탁탁탁, 드럼이 심장을 울리면 장고가 춤을 춘다. 이어 흥겨운 휘모리와 삼바 리듬을 엮어내는 북. 젊은 혼이 뿜어내는 열기가 가득하다.
세계를 향해 대이동을 선언한 국악계의 앙팡테리블 `푸리'. 지난 11일 서울 공연을 필두로 22일 나고야, 24일 오사카, 25일 요코하마, 27일 도쿄, 29일 사야마, 6월 12일 미국 덴버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9월엔 유럽에 입성, 파리 로마 등을 돌 계획. 창단 6년만에 첫음반 `99 이동'을 출시한 기념으로 세대륙을 잇는 이동을 시작한 것이다.
"다양한 실험이 어느 정도 결실을 본 것 같아요. 기록으로 남겨도 부끄럽지 않겠다 싶어 앨범을 냈습니다."(민영치)
`푸리'의 구성원인 원일 민영치 김웅식 정재효는 모두 국악고등학교 출신. 타악이라면 다들 `한가닥'한다. 원조 사물놀이 상쇠였던 김용배에게 꽹과리를 배운 원일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꽃잎'으로 대종상 영화음악상을 받은 재주꾼이다. 원일의 고등학교 1년 후배인 민영치 김웅식 장재효는 장고, 정가, 아쟁 전공.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전통을 지킬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푸리'의 주장을 담고 있다. 이번 음반에 사용된 악기가 30여개. 사물놀이를 기본으로 하와이안 우드 블럭, 아프리카 악기인 젬베 등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게 등장한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퍼포먼스형 연주는 지양한다. 음악성 높은, 새로운 화음을 추구한다.
드럼, 휘모리가 토대를 쌓으면 라틴 리듬이 기둥을 세우는 식(길군악). 진쇠장단을 서양의 연주기법으로 소화, 재즈의 스윙이나 헤비메탈의 강렬함을 가미하기도 한다(`셋, 둘').
"완성도 높은 앙상블로 계속해서 이동해가고 싶습니다. 오늘을 호흡하는 우리의 음악을 만들겠습니다. "(원일)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