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핸드폰 통해 타구장소식 점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01시 36분
5월의 두번째 수요일 밤은 골의 폭죽으로 점철됐다.
네트가 한번 철렁거릴 때마다 본부석과 스탠드는 함성과 탄식이 교차하며 그렇게 뜨거운 열기 속에 플레이오프에 나설 4강이 가려졌다.
4강 진출팀중 3팀이 결정되는 것은 프로축구 16년사에 사상 유례가 없던 극적인 상황.
이런 탓인지 각 구단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핸드폰을 꺼내 목청을 돋우었다.
포항의 프런트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대우전에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도 휴대폰을 통해서는 아예 목동의 SK@삼성전을 `생중계' 받고 있었다.
포항으로선 대우를 무조건 이기고 SK가 삼성에 패해야만 4강에 오르기 때문.
포항 프런트는 전반전이 끝나자 곧바로 락커룸의 박성화 감독에게 목동 경기가 1@1이라고 보고했다.
포항만 이기면 4강에 진출하는 안종복 단장 등 대우 관계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이곳저곳 핸드폰을 찍어가며 스코어 체크에 여념이 없었다.
목동에서 삼성을 불러들인 SK도 강성길 단장, 정순기 부단장 등이 본부석에서 안절부절.
반면 사실상 1위로 이미 4강 진출이 확정된 삼성의 허영호 단장과 안기헌 부단장은 슬그머니 자리를 일어 서기도.
안양에서는 LG와 일화가 `죽기 살기'식으로 한판 승부를 벌였다.
양팀 관계자들은 울산에서 열리는 현대@전남전에 따라 4강행 변수가 있지만 경기전부터 현대의 승리를 점치며 타 경기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LG 한웅수 부단장과 일화 김영진 사무국장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울산 쪽은 어떻게 돼 가지요"를 묻기도.
그러나 전남을 2대1로 잡은 현대는 울산구장에 `타구장 소식'이라는 현황판을 설치해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여유도 보였다.
현대는 전남에 먼저 1실점하자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으나 전반 32분 김종건이 동점골을 터뜨리고 후반 33분 안홍민이 역전 결승골을 엮어내자 "만만세－"를 부르기도.
자력으로는 4강이 물건너 간 전북의 최만희 감독은 숙소에서 LG와 현대가 지기만을 바랬지만 현대가 후반에 2@1로 앞선다는 소식에 한숨만 쉬었다.
[ 임시취재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