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다시 만난 '4·30사태' 주역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01시 36분
LG－해태전이 열린 12일 광주구장. 경기전 감독실에는 해태 김응용감독과 LG 천보성감독, 김찬익심판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우연히 만들어진 자리였지만 6명이 퇴장당한 `4.30사태'이후 첫 만남이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의례적인 말들이 오간뒤 자연스럽게 화제는 올시즌 심판판정으로 옮겨졌다.
먼저 김감독은 "잦은 판정번복이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김감독은 "심판도 사람인 만큼 오심은 있을 수 있지만 한번 내린 판정을 뒤바꾸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홈런을 선언해 놓고 2루타로 번복하는 것 등은 심판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먹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룰을 잘못 적용한 것을 제외하곤 번복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외에도 김위원장은 선후배의 위계질서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도 시인했다.
김위원장은 또 나름대로 심판의 고충도 토로했다.
"올해 심판학교에 170명이 지원했지만 야구선수 출신은 10명도 채 안 됐다. 심판 처우가 형편없다는 걸 선수출신들은 다 안다. 전체적으로 심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
또 일부의 외국인 심판문제 제기에 대해선 "국내 심판들도 자르는 판이다. 그 비용으로 국내 심판들의 재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약 한시간 동안의 이날 만남에서 세사람은 솔직하게 서로의 문제점을 짚어나가는 모습이었다.
최근 사석에서 감독들과 만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김위원장은 "그래도 계속 만나겠다. 감정이 쌓여 있으면 터놓고 대화로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매듭을 지었다.
[ 광주＝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