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입 쩍 벌어진 호세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01시 36분
롯데 외국인선수 호세（34）의 입이 쩍 벌어져 있다.
지난 9일 해태전서 프로통산 1만호 홈런의 영광을 차지한 데다 객지살이에 또 하나의 경사가 찾아들었다.
방출된 길포일 대신 11일 입단테스트를 받으러 입국한 투수 에밀리아노 기론（27）이 호세와는 보통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론은 호세의 도미니카 고향 직속후배다. 게다가 호세의 말 한마디라면 깜빡 죽는 시늉까지 할 만큼 `충직한 심복'이다.
기론에게 호세는 대단한 지역유지인데다 늘 동경의 대상이 돼 왔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독립리그 경력이 전부인 기론에게 메이저리그 8년에 올스타까지 뽑힌 호세는 한마디로 `울트라 슈퍼스타'.
호세는 작년 외국인 선발캠프서도 `말 잘듣는（?）' 기론과 한방을 쓴 덕에 비교적 편하게 트라이아웃캠프를 치렀다.
호세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기론과 감격의 상봉을 한 뒤 오후 함께 대구원정을 떠나서도 틈만나면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고향소식을 물으며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았다.
더군다나 12일 구단 테스트에서 긍적적인 평가를 받자 "변화구가 좋아 한국야구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바람까지 잡고 있다.
기론이 정식으로 거인 유니폼을 입어야 `도미니카 향우회'도 만들 수 있는 등 타향살이가 여러모로 꽃필 수 있다.
호세의 바람대로 입단가능성이 높아진 기론이 13일의 마지막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이백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