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리때마다 입으로 각혈 질병 발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01시 36분
생리 때마다 입으로 피를 토하는 희귀 질병이 국내에 발생했다.
서울 영동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는 12일 생리 때마다 입으로 피를 토하는 증세로 6개월 동안 고생하던 회사원 정모씨（여．25）를 산부인과 의료진과 공동치료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병명은 폐자궁 내막증.
이 병은 주로 젊은 여성들에게 생기며 변성된 암세포가 퍼지듯 자궁 내막증 세포가 혈관을 통해 이동, 흉막에 붙거나 폐속에 들어가 기생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생리 때가 되면 피가 입으로 나오는 객혈 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자궁 내막증 양상으로 변성된 세포가 흉막에 붙어 생긴 폐자궁 내막증은 세계적으로 80명쯤 앓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고, 폐속에 들어가 기생한 경우는 2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원인 모를 객혈을 하다가 뒤늦게 치료를 받은 것도 폐자궁 내막증이 국내에서 유래가 없는 질병인 까닭이다.
이교수는 "성선 자극 호르몬 촉진제를 이용한 호르몬요법과 오른쪽 폐 아랫 부위에 기생하고 있던 자궁세포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정씨는 지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승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