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김규리]여고괴담 은 적과의 동침이었나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5시 20분
평소에는 더없이 절친한 `한살위 언니' `한살밑 동생'이지만, 본의아니게 드라마 맞대결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박진희는 KBS 2TV `유정', 김규리는 MBC TV `장미와 콩나물'. 둘다 주말 저녁 똑같은 시간대에다, 방송사 `스테이션이미지'를 좌지우지 한다는 주말극. 작년까지만 해도 `여고괴담'에서 동고동락했지만, 이제 `스크린의 우정'에서 `브라운관의 적'으로 대리전을 치러야만 하게 됐다.
`유정'에서 박진희는 홈쇼핑케이블회사의 MD 한유진 역. 극중 오빠 동생 사이였던 의사 김찬우와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이다. `쉬리'의 김윤진과 김찬우를 놓고 사랑줄다리기를 한다.
`장미와 콩나물'의 김규리도 전혜진 최진실과 어깨를 겨루는 김혜자집안의 예비며느리 은수역. 최근 차승원과 결혼을 약속, 이를 반대하는 엄마 박원숙과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둘다 드라마의 주인공급.
이들 대결이 흥미를 더욱 돋구는 것은 둘의 매니지먼트회사의 뿌리가 같다는 사실. 박진희의 소속사 `지오 엔터테인먼트'(대표 최현묵)는 김규리의 소속사인 `태원예능'(대표 정태원)에서 갈라져 나온 방계회사. 이를테면 사촌뻘이다. 또 사무실도 서울 청담동의 한 건물 아래 위층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둘은 또 개인적으로 친하다. 작년 영화 `여고괴담'을 같이 촬영할 당시 박진희가 촬영에 들어가면 점퍼를 벗어 대기중인 김규리에게 주며 `체온'을 나눴던 사이. 박진희가 한살위 언니로서 잘 챙겨줬고, 김규리도 `언니, 언니'하며 잘 따랐다고 한다. 얼마전 SBS TV `김혜수 플러스 유'에도 함께 나와 속깊은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또 올해초 박진희가 동덕여대, 김규리가 중앙대에 나란히 입학했을때도 즉시 축하전화를 나눴고, 최근엔 바쁜 연예활동 틈에도 서로의 `대학생활'에 대한 얘기를 전화로 주고받는다고 한다.
두사람은 `언젠가 부딪칠 줄 알았다. 각자 뛰는 연기자 숙명인데 어쩌랴. 하지만 드라마로 싸울때 싸우더라도 우정은 변함없다'는 공식적인 입장.
덕분에 `여고괴담'에서 이들과 공연했던 최강희의 TV리모콘만 바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