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가슴 아픈 매춘의 역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5시 20분
대한민국은 매춘공화국이다. 온갖 형태의 매춘이 극성이다.
우리나라의 매춘은 원래 밀매음 형태였다. 기생이니 뭐니 하는 여자들은 모두 밀매음을 했다.
매춘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강화도조약과 을사조약 이후다. 당시 일본은 공창을 만들어 매춘을 공식화했다.
미군정은 일제가 만든 공창을 없애기 위해 `공창제도 등 폐지령'을 만들었다. 결과는 엉뚱했다. 공창이 없어진 대신 사창이 들어섰으니까.
한국전쟁은 매춘시장을 확대시켰다. 전쟁 와중에 매춘여성이 엄청 늘었던 것이다. 당시의 한 통계는 매춘여성이 5만~11만명쯤 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종전과 함께 양공주 시대가 열린다. 동두천과 의정부, 용주골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전역은 기지촌이 됐다.
61년,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땅의 매춘사를 다시 쓴다.
군사정권은 그해 `윤락행위등 방지법'을 만들어 매춘을 없애고자 했다. 포주들은 비웃었다. 아이러니하게 군사정권은 전국 104개 지역에 특정 윤락지역을 설치했던 것이다.
64년의 한 통계는 매춘여성을 33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농현상이 극심했다. 시골소녀들은 무작정 상경했다. 소녀들은 공장으로, 매춘굴로 갔다. 소녀들은 오빠의 학비를 대느라, 병든 부모의 약값을 대느라 몸을 팔았다.
70년대 말, 졸부들이 양산되면서 매춘형태는 다양해진다. 호스티스 콜걸 요정기생 면도사 마사지걸 티켓다방 레지 등등.
전두환 정권이 80년대를 연다. 매춘은 질로나, 양으로나 확대재생산됐다.
분위기가 살벌해서일까. 사람들은 그 어떤 때보다 향락에 몸을 내맡겼다.
사우나탕과 터키탕이 생겼다. 원하기만 하면 언제고 아무데서나 할 수 있었다.
89년말. 향락업소 40만개소, 연간매출액 최소 4조원, 접대부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비공식 통계가 나왔다.
이제 90년대 말. 주부 여대생 여-중고생 오피스걸까지 매춘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미성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매춘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고삼 중삼은 산삼보다 좋다는 더러운 말이 잡배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요즘 SBS TV 드라마 `파도'를 보면 탤런트 이영애가 `낮에는 여대생, 밤에는 호스티스'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0년대 형이다. 아직 몸을 팔고 있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은 매회 조마조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