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한국화가 석철주교수 여덟번째 작품전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5시 20분
`한국미'의 원천을 찾아내어 현대미술로 승화시켜온 중견한국화가 석철주 교수(49．추계예술대학).
청전 이상범의 마지막 무릎 제자로 15세에 그림을 시작한 그가 화업 30여년만에 새로운 회화적 성취를 보여준다. 18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갖는 4년만의 여덟번째 작품전.
주제는 10년째 추구해온 `생활일기'지만 작품은 완연히 달라졌다.
장독 버선 와당 등 전통문화에서 실패, 골무 등 규방문화로 옮겨갔던 세계가 이제 자연으로 돌아왔다.
그의 자연은 아크릴 등 서양재료를 썼으되 스며들고 번지고 비치는 이미지가 한호흡만에 그려야 하는 수묵화처럼 은근하고 편안하다. 실제 제작에도 수묵 기법을 응용하고 있다. 그래선지 신작들은 마치 옛중국화나 서양화의 한 장르인 `그림자그림'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청전의 제자로 30여년간 닦은 탄탄한 수묵화의 기량없인 힘든 부분이다. 사각을 벗어난 집모양, 병풍 모양의 캔버스엔 창살밖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그림자, 벽에 드리운 소나무의 이미지, 민중의 삶을 대변해주는 잡초의 이미지가 살아있다. 창문을 통해본 문밖의 풍경, 밖에서 집안을 본 풍경도 한 화면에 담겨 있다.
"장독이 놓인 집안에서 초승달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다시 그림자처럼 비치는 정원의 대나무를 바라보는 생활일기를 한 화면에 담은 셈이지요."
석교수는 "조선백자, 분청사기가 아름다움이 속에서 스며서 우러나오듯 `우리의 미감'도 자연스런 우러남과 스며듦이 특징"이라 말한다. 30여점 출품. (02)544－84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