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안나푸르나봉 오른 지현옥씨 사망 공식발표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37분
지난달 29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8,091m) 등정 후 하산도중 실종된 여성산악인 지현옥씨(39)에 대한 수색작업이 강풍과 폭설로 중단돼 산악계는 지현옥씨가 사망한 것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
지현옥씨가 소속돼있는 대한산악연맹 충청북도산악연맹은 11일 지현옥씨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추모위원회를 구성, 17일 지씨의 모교인 서원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산악인장으로 지내기로했다.
충북연맹이 발표한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지현옥씨는 이번 등반을 함께한 엄홍길씨보다 2시간 늦은 4월 29일 오후 2시쯤 셀파 2명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지씨는 당초 셀파 까뮈(33)와 둘뿐이었으나 먼저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엄홍길씨가 자신과 동행하던 셀파 다와를 딸려보낸 것.
지현옥씨는 10분정도 정상에 머무르며 베이스캠프와 교신했으며 이것이 지현옥씨의 마지막 소식이었다.
셀파 다와는 지현옥씨가 정상에 도착한 것까지 확인한 후 서둘러 하산했는데 지현옥씨는 무전기의 무게를 덜려했는지 무전기를 다와에게 건네줬다.
지현옥씨와 셀파 까뮈가 날이 저물때까지 최종 캠프인 C3로 돌아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엄홍길씨 등 대원들은 이튿날 새벽부터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거의 자정까지 수색을 벌인 대원들은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하자 식량과 무전기 등을 캠프에 남겨두고 베이스캠프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원정대는 지씨가 셀파 까뮈와 안자일렌(위험지대를 통과할때 안전을 위해 서로의 몸에 로프를 연결하는 것)을 한 상태에서 7800@ 지점의 설사면을 통과하던중 같이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실종 추정지점은 가파른 바위벽이 눈에 덮여있는 곳으로 설사면이 끝나는 지점으로부터는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이곳으로 추락했을 경우 육안이나 망원경으로는 확인하기 불가능하다.
또 설사면 너머는 히말라야 3대 남벽중 하나인 안나푸르나 남벽이 버티고 있는데다 고도가 높아 헬기를 이용한 수색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