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식중독 응급치료후 출전강행 맹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삼성 신동주（27）의 `식중독 투혼'이 눈물겹다.
식사도 제대로 못해 죽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것은 지난 8일 새벽.
전날 대구 현대전을 끝낸 뒤 한밤에 LG전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신동주는 새벽 잠결에 구토증세를 일으켰다.
같은 방을 쓰는 김한수는 목욕탕에서 "형, 나 죽겠어"하는 외침을 듣고 신동주를 곧바로 숙소 근처의 서울중앙병원으로 옮겼다.
서울로 올라오기 직전의 저녁식사에서 돼지고기 볶음이 성치 않아 탈이 났다는 병원의 소견이었다.
링거를 맞는 등 응급치료를 한 덕에 구토는 멎었지만 식은땀을 흘리는 등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동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출전을 강행했다.
가뜩이나 외야가 불안한데 자신마저 빠지면 수비가 안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
물론 신동주는 이날 5타수 무안타, 이튿날은 기력이 떨어져 5회에 교체됐다.
신동주는 지난 10일엔 다시 박흥식 타격코치에게 출전을 고집했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타석에 섰다.
그리고 4타수 3안타. 식중독 환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화끈한 타격이었다.
"정말 죽는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로 인해 팀의 상승세가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뛰었죠."
신동주는 지난주 6경기에서 홈런 1개를 곁들인 18타수 7안타, 3할8푼9리.
바로 이런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고감도 타격이었다.
지난주 `1일 천하'로 끝났던 삼성이 1위를 탈환한다면 그 원인은 신동주에서 찾아야 될 것 같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