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고베3총사' 부상불구 출전 강행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고베（일본）＝본사 국제전화】 J리그 빗셀 고베팀 `한국인 3총사'의 투혼이 눈물겹다.
공격형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 스트라이커 등 1인3역의 하석주（31）와 골잡이 김도훈（29）, 그리고 최근 공격수로 변신한 최성용（24）.
요즘 이들의 일본생활은 말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는 동료들의 갑절을 뛰어야 하고, 다쳐도 쉴 수가 없다.
선수층이 얇은 데다 성적조차 2부리그 추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팀당 12경기를 치른 12일 현재 고베는 3승1무8패（승점 9점）로 16개팀 중 12위.
게다가 제프 이치하라, 벨마레 히라쓰카 등에 골득실차로 간신히 앞서 있는 판이라 언제 꼴찌로 주저앉을 지 모를 만큼 위태롭다.
그래서 다들 아픈 다리를 끌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지난달 오른무릎 인대를 다친 김도훈은 억지로 일어나 러닝을 시작했고, 지난 8일 가시와 레이솔전에서 왼발목을 심하게 접질린 하석주 역시 통증을 참아가며 유상철이 소속된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15일 홈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
"도저히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지만 어쩌겠습니까.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질 판인데."
결국 이들은 마취주사를 맞고 뛰기로 했다.
대표팀 시절에도 극한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가능한 한 자제했던 모험이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공을 차고 있지만 요즘처럼 많이 뛰어보기는 처음"이라는 하석주는 "선수층이 두꺼운 요코하마에서 뛰고 있는 유상철이 부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김도훈은 6골（득점 공동 4위）, 하석주는 4골（득점 공동 15위）을 기록하며 팀 득점（18득점）의 절반 이상을 해결해 왔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