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진] 두산 새 잠수함 미들맨 깜짝신고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어째 좀 오래된듯한 얼굴이지만 틀림없이 싱싱한 새내기다.
두산 신인 언더핸드스로 투수 장성진（24）이 착실하게 제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조용히 1군에 올라온지 보름여만에 반달곰 벤치가 가장 신임하는 오른손 미들맨으로 자리잡았다.
주로 경기 중반 조마조마한 리드나 역전 찬스상황에 출격해 팽팽한 위기를 견디고 마무리 진필중에게 바통을 넘기는 역할.
잠수함 투수의 장점이 톡톡히 살아있는 묵직한 싱커, 커브와 안정된 컨트롤이 돋보인다.
투구수를 30개 이내로 관리하면서 매경기 연투를 준비하는 불펜의 숨은 `V카드.'
속이 꽉찬 활약에 비해 드러난 성적을 올리기 힘든 미들맨이지만 장성진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4년여의 운동공백을 딛고 프로 무대에 선 역경의 스토리를 간직한 덕분이다.
94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건국대에 입학했으나 첫해에 자퇴했다. 야구가 아닌 사람을 못견뎌 홧김에 글러브를 버렸다.
군대를 다녀온뒤 아마 현대 피닉스가 그를 건졌고 작년말 2차 2라운드서 두산에 깜짝지명됐다.
5년전의 대학중퇴자, 계약금 한푼없는 연봉 1600만원짜리.
팀 동료들은 그를 `까치'라고 부른다. 덥수룩한 머리, 그늘에서 뛰쳐나온 풍운아의 모습이 닮았다.
꼭 까치의 대성공으로 끝나는 만화의 마지막까지 닮을수 있을까.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