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복수의 칼날 뒤바뀐 '먹이사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우리가 작년에 두산한테 정말 못할 짓을 했나봅니다."
지난 10일 인천 두산전서 4시간 11분간의 혈투끝에 간신히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현대 코칭스태프가 지친 한숨속에 섞어넣는 넋두리다.
작년 14승4패로 인정사정없이 매질한 벌을 올해 톡톡히 챙겨받는지 현대는 두산에게 1승1무 4패로 혼쭐이 나고있다.
에이스 정민태가 지난달 8일 첫판에서 1회 4실점의 수모를 당했고, 작년 두산전 5경기 무패（3승1세이브）의 김수경이 지난주말 3연전서 내리 구원에 실패하는 등 주축 마운드가 무참히 강타당했다.
먹이사슬이 거꾸로 물리고 있는 것이다.
겨우내 이를 갈았던 팀들이 `복수의 칼날'을 번득인다.
작년 현대 우승의 양대공신인 두산과 삼성（이상 현대전 4승14패）은 일각수만 만나면 악을 쓴다.
두산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고, 삼성도 3승3패로 선전중이다.
두산 김인식감독은 시즌전 "타깃은 현대와 삼성"이라며 팀순위보다 오히려 `복수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경과가 괜찮다.
작년 6승 12패한 삼성전서도 2승1무 3패로 거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두산 역시 복수의 쓴맛을 봤다. 작년 13승 5패한 롯데에게 개막전 3연패.
현대는 두산 삼성에 이어 작년 11승 7패한 롯데에게 3패를 당해 여기저기서 매빚을 되받고 있지만 유일한 천적팀이던 LG에게는 거꾸로 2승 1패를 기록해 위안을 얻었다.
종로에서 뺨맞아도 `눈흘길 곳' 한강이 있다.
LG는 작년 7승 11패한 한화를 4승 1패로 되물어 화풀이를 했다.
[이승민 기자]
